aDayinthelifetime at 2008. 1. 22. 01:17

아아..그야말로 다이내믹한 하루. 새벽 5시에 잠에서 깨어, 30분간 씻고 어쩌구 5시30분에 부랴부랴 집에서 나왔다. 6시에 출발하는 출근버스를 타기 위해서 집에서 부터 (쉬지않고 타이트하게) 걸어서 정확히 25분 걸리는 버스출발지까지 안전하게 가기 위해서, 새벽 5시 30분이란 더이상 타협할 수 없는 마지노선 인 것이다. 새벽 6시차를 만약 놓치면 그다음은 없다. 게다가 새벽 6시 차를 놓친 상태로 서울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우리집에서 (출근시간대에) 수원까지 아침 8시까지 가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기에, 이 조건은 전혀 타협의 조건이 없는 것이다. 으음.

...그랬는데 5시 30분, 우유 배달하시는 아저씨께서 엘리베이터를 새벽부터 전세 내셔서 계단을 걸어 내려오니 32분, 시커먼 새벽하늘엔 예쁘게도 눈이 흩날리고 있고나, 가까운 거리라면 그냥 무시하고 가겠지만, 30분간 걸어가야 하는 거리란 쉽사리 무시할 만한 거리는 아니라. 다시 집으로 들어가 우산을 가지고 나온 시간이 35분!! 5분 LOSS!!! 아아 아파트 단지를 지나 큰길가로 나가는 동안 그냥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갈까 고민을 2분간, 에잇 눈도 오고 그냥 걸어가자라고 결정을 내리곤 잃어버린 5분을 만회하기 위해 새벽부터 달리기. 아 힘들다. 그래도 시간이 임박해서 뛰어가 버스에서 헐떡이는건 보단, 좀더 이른 시간에 달리고 시간을 번다음 나중에 땀을 차가운 새벽바람에 식히며 유유히 버스에 탑승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힘들어도 뛴다.

결국 월요일 새벽 눈이 펄펄 내리고 있는 아침부터 땀뻘뻘 흘리며 달린 덕분에 오늘도 무사히 출근ㅋ
이때 이미 완전 녹초가 되어 있는 상태였는데. 아침부터 갑자기 밀려드는 일거리들, 아아 일거리는 혼자오지 않는다고 했던가. 정신없이 처리처리. 오후엔 세미나까지 들어가야 됐었는데, 결국 세미나는 포기. 세미나도 못들어가고 일을 하고 있으려니 저녁 4시반쯤 퇴근시간 30분을 남기고 찾아오는 출장요청. 아아..그래...가야지....

갈건 가야지, 할건 하고, 하지만 빌어먹을, 아니 좀더 과격한 표현을 써도 조금도 미안하지 않을 빌어먹을 그놈의 잘난 보안, 반출 시스템 덕분에 2시간은 날려먹었다. 아 쌍시옷단어. 덕분에 저녁 7시 20분에야 퇴근하여, 7시50분 구미행 새마을 호를 놓치다. 다음차는 적어도 한시간 이상은 더걸리는 무궁화. 그 녀석을 타면 밤 11시가 넘어서야 구미에 도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별 수 있나, 수원역에 도착한 시간이 7시 50분이었는걸. 부랴부랴 기차표를 구입하고, 어묵바와 도넛등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겨우 8시 15분발 무궁화호를 타서야, 오늘 처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한숨을 쉴 수 있었다. 휴우.

뭐 어쩄든 힘든 하루 였지만, 왠지 일상에서 벗어남으로 인해서, 그동안의 방황과 고민들이 그냥 정리되는 느낌. 이제서야 드디어 올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아 좋아._.b

* 본문관 전혀 상관없는 그림들설명
본 트릴로지, 그냥 팩키지 디자인이 예뻐서;